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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4.05.14

오늘은 조금 우울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어렸을 적에 그림을 시작했다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이야기 

학교에선 그림그리는 아이로 유명했고. 부모님이나 친구들의 칭찬과 관심으로 시작했다는 흔한 얘기

나도 그 중 하나였다. 물론 중간에 약간 방향이 바뀌어서 어느순간부턴 그림을 보여줘도

잘 모르겠다거나 칭찬보다는 걱정으로 돌아오는 일들이 몇번 있었지만.

추억이나 과거에 대한 기억이라는게 미화되고 과장되고 축소되는 아주 주관적인 것이어서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내가 사실대로 쓰는지 잘 모르겠지만. 

중학교때부터 아주 즐거웠었던거 같기도 하고 아주 희망찬 뭔가의 시작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또 아주아주 힘들었고 우울했던 것의 시작이었던것 같기도 하다. 


맞아 확실한 건 그 즈음부터 고어한 이미지나 그로테스크한 것에 끌렸던 것. 하지만 지금같은 표현이 아닌

뭔가 서툰 방법밖에 못 썼었다는 것과 오컬트한 것에 집착했었던 것

중2병이었겠지- 약간 그 카테고리에 속할만한 것들에 흥미를 가졌었던 건 확실히 기억난다. 

그리고 어떤 그림 때문에 무지 혼났던 거 

무슨 고문 설계도 같은것이었던거 같다. 


난 왜 이런걸까, 이러면서 삶의 터닝포인트 같은걸 떠올릴 때 그런 일이 있었지 떠올렸던 

친구의 자살도 이쯤이었고. 아직도 계속 가끔씩 생각나는 그 일이 나에게 뭔가 영향을 준걸까.

중학교 때는 많은 일이 있었구나 

마음이 많이 안 좋아서 병원도 가고 약도 먹었었지. 누가 나한테 우울증이라는 병명을 지어준걸까. 하면

결국 내가 우울한건 내가 날 우울하게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외부적요소. 남탓하는 것보다 스스로가 만든걸로 해보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너무 재밌게 놀았고 학교도 즐겁고 친구들도 너무 좋고 

평범하게 괜찮게 살았는데. 


입시처럼 마음 약해질 일이나 내가 견디기 힘든 상황에 다다르면 금방 또 우울해져서 

우울해져있는 동안은 어떤 느낌이 있었다. 뭘해도. 내 어깨와 얼굴 사이 그 얼굴이 들어갈정도의 공간에 

항상 뭐가 바짝 붙어있는기분 어깨너머로 누가 자꾸 날 보는 것 같고 정말 확실하게 거기에 뭔가 있구나 

느낄정도로 소름이 돋고 그랬었다. 방에서 혼자 공부할 때나 교실에서 시험을 볼 때 실기실에서 그림을 그릴때 

뭔가 집중하려고 하면 생생하게 인기척이 느껴져서 힘들어했었다. 

어느순간부터는 헐. 혹시 귀신인가..? 싶어서 말도 걸어보고 대화하는 것처럼 1인 2역도 해봤지만... 

그리고 조용한 공간이나 혼자 있는 방에서나 늦은 새벽 과실에서나 잠이 안와 천장만 보고있는 한 밤중에 

자꾸 남자가 소리지르는 괴성같은게 머리속에서 들려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힘들었었고....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가슴 속이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고 자기 자신이 눅눅한 식빵같은 기분일 때 

옥상에 누워서 울거나 불꺼진 고시원방에서 혼자 밥먹을 때 

나는 나를 너무 외롭고 힘들게 하니까 힘들었다. 


나는 내 얼마 안되는 인생의 반을 그렇게 살았고 진행형에 가까운 우울을 지고있다. 

몸은 몸대로 상하고 무기력때문에 놓친 기회나 어긴 약속이나 손해는 볼대로 보고있다. 

이제 그만 할때도 된 것같은데. 


내가 그동안 울면서 그린 그림 가슴 속을 쥐어짜내며 짜낸 스토리들이 

내 우울에서 나온거라면 나는 이제 더는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두려움도 있고. 

내가 가끔 우울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애가 녹을 듯하게 그린 그림이 아니면 내 자신조차도 흥미나 매력을 못 느끼게 되었는데. 

요즘. 살만하다. 

그림을 잘 그리지 않는다. 

별로 슬프거나 하지않으니까 손가락 휘어가며 뻑뻑한 연필을 문대며 그릴 필요를 못 느낀다. 

그 전까지 그렸던 오타쿠 그림이야 취미니까 그리겠는데... 

이것도 너무 오래 분리해서 생각했더니 잘 모르겠다... 


얼마전에는 자우림 노래중에 슬픔이여 이젠 안녕이라는 노래를 들었는데. 

나는 니가 없이는 내가 아닐 것 같아 라는 가사가 너무 와 닿았다. 

어떤 사람이라도 가슴 속에 우울 한 점 정도는 갖고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수채화를 주로 쓰는 화가가 붓 없이 살 수 있을까. 

남들이 모두가 갖고 가는 그런 우울정도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문제해결이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처럼 

내 문제 인식은 남들의 감정에 쉽게 공감하고 감화되어 거기서 몰입하고 스토리를 얻어내는 것에 있다. 


과도한 교육열에 희생되는 아이들을 주제로 한 동영상을 보고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에 이르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동정하고 그 이상으로 몰입해서 

과외한번 받아본 적 없는 내가 이를 주제로 스토리를 쓰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그런 일들이 

보통 사람 이상으로 쉽게 우울해지고 감정이입을 과하게하는 특성을 통해 작업하는 것이라고. 



위트킨의 말이다.

"예술가는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의 보다 높은 대화에 간여할 능력을 지닌 무당이요, 사제(司祭)요, 신비주의자이다. 아이디어들이 나를 통해 흐르는, 나는 하나의 도관(導管)이다" 라고 일기에 적고 있다. '감각 저편에 영원히 존재하는 어떤 이상향들을 가리키지' 못하는 예술은 예술이 아니다. "연출, 고안, 관음증, 어둠, 분노, 사랑, 이런 모든 나의 작업들은 좋든 나쁘든 나 자신이요, 육체와 정신의 결합이요, 육신의 눈과 카메라 유리 눈의 결합이다." 



나는 그래서 마냥 행복해도 불안하고 행복하지 않아도 불안하다. 

늦은 오후에 겨우 눈을 떠 하루 두끼 중 하나인 점심을 먹고 그대로 소파에 눌어붙은 것처럼 숨죽였다가 

밤이 되면 저녁을 먹고 순간의 즐거움인 웹서핑을 하다가 오늘도 쓰레기같았어 하고 침대에 누울때쯤 돼서 

뭔가 해보겠다고 펜을 잡는 순간의 자괴감보다 불안하다. 


사는 건 너무 시시하고 내가 움직인만큼 움직인다. 

한발짝을 내딛으면 한발짝 앞으로 나와있을 뿐이다. 

미래는 비관적이다. 낙관적으로 꿈을 꾸었던 어제가 오늘이 한심할 뿐이고 

그러다가 갑자기 화가 나고 손이 떨리고 얼굴에 피가 몰리고 지나면 이유조차 모른채로 다시 웃고 

허무하다. 그야 당연할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내 악몽을 스케치 한 그림을 그대로 따라그렸을때 

그리고 그 그림을 보고 내가 느끼는 허무함을 혹시나 다른 사람이 내 그림을 보면서 그렇게 느꼈을까 

의심을 하게될때 이럴바엔 차라리 키티일기장에다가 낡씨맑음 해놓고 그림을 그릴걸 그랬나 할때...

내가 얼마나 끔찍했는데. 

아 차라리



나는 옻나무로 작업하는 장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좀 괜찮을까. 

이렇게 방구석에서 혼자 머리굴려봤자 내 손에는 스케치 한 장 안남는데. 누가 알아준단말인가

벽에 걸린 그림들은 평생 바깥공기 한 번 못 쐬고 그렇게 먼지쌓여 사라질텐데. 그림은 그려뭘한단건가. 

난 이미 열정페이는 다 써버렸다. 좋은 직장과 좋은 급여 아니면 좋은 대우를 찾아서 예술시장을 헤메다가 

그렇게 늙어 죽겠지. 아 



오늘은 조금 긍적적인 얘기를 해보려고한다. 


엠티를 갈때나 소풍갈때에 아 - 그런데 왜가~ 귀찮아! 집에 있고 싶어! 하면 그 여행은 재미가 없다. 

하지만 박물관에 가든 발전소 견학을 가든 아 진짜 재미있겠다..!! 하면 재미있다..! 

마음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것이다. 

난 내적으로는 많이 부정적이지만 외적으로 대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주변의 상황을 좀 더 

즐겁게 만들 수 있고. 또 인간관계면에서도 이점이 더 많다. 

넓은 의미로는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나 때문에 분위기가 다운되는 건 싫으니까 이정도의 생각으로 실천하는 긍정의 힘인 것이다. 


별자리 점을 보는 것도 긍정적인 사고에 도움이 된다. 

구체적인 것을 예지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두루뭉실하게 노력의 결과가 나타납니다..! 라는 점괘를 보면 

그 일주일은 기대를 갖고 일의 마무리를 더 열심히 할 수도 있는 것이고. 

금전운에 경고가 있을 경우에는 쇼핑을 할때 조금 더 신경써서 돈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니까.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예언은 내일을 기대하게 만들어서 좋다. 


또 중학교 때 읽었던 긍정에 관한 책이 내게 많이 도움이 되었다. 

시크릿이나 꿈꾸는 다락방같은 책들이다. 

미래를 되도록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 이 당시 나는 행복전도사 처럼 제자도 있었다..! 

예고에 합격한 것을 긍정적으로 상상하고 친구들과 어떤 대화를 나눌지 어떤 것을 배울지 즐겁게 상상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하니 스승님이라고 부르면서 책들을 추천해달라고 하는 남자애가 있었지.. 

내가 가고싶은장소 소속되고 싶은 집단에 대해 조사하고 직접 방문하여  미래에 내가 가고싶었던 장소에

와서 어떤 일상을 보내게 될지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아주 도움이 된다. 


으ㅏ아ㅡㅏ 부정과 긍정이 중화시키기엔 긍정이 모자라... 

행복해서 웃는게 아닙니다 웃으니까 행복해지는거에요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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