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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5 05 26

같이 가보지않겠냐고 딱 한 번만 상담받자고 설득해줘서 

상담소에 가게되었고 그냥 약을 타먹을 생각으로 갔던 병원에서 

심리검사를 하게되어 본격적인 치료를 받게되었습니다. 

글로든 그림으로든 내 기분 내 증세, 내 이야기를 계속 남겼기때문에 

이 곳에도 남겨야할 필요성을 느껴서 글을 남긴다.

누가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인 글이지만

우울증을 오래 가지고 지내면서 많은 일이 있었다.- 



많은 일이 있었다고 적으니 마치 긴 여행 오랜 꿈을 꾼 것같은 그런 느낌이다.



항우울제나 환청증세를 줄여주는 약을 먹으니 그 전만큼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지만

나는 오늘뿐 아니라 내일도 내일모레도 살아야하기때문에 약을 먹는다. 

사실 불안한 정도가 아니라 무섭기도 하다. 

우울이 나의 원천이고 뮤즈같은 존재였다고 스스로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는 동안도 삶의 반을 우울로 살아왔더니 

우울이 사라지니 내가 멍청해진 것 같고 어떤 불안한 생각이 들지않는다는 것에 불안하다. 



이제 책은 깨끗하게 읽을 수 있다.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않고 혼잣말도 하지않고 

나 홀로 작별을 고하니 

수 많은 밤 도닥여줬던 다정함이 금세 그리워졌다. 

비웃음 당할 일이다. 

암세포를 제거해줬더니 이제 그 암세포가 그립다는 것. 



짊어온 연민의 달콤함인가 나는 어느새 어리광만 피우게되었다. 

이제 내가 잘해야지 이제 내가 


나쁜 애는 아니었다. 

내게 무척이나 잘해주었고 격려해주고 가끔 아주 못된 생각을 하지만

잠시나마 15살의 어린 나의 친구를 떠올리게 해줬고 

사소하게는 저녁밥을 먹을 수 있게 내 손을 끌어줬으니까.



이상하다. 너무 오래동안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너무 오랫동안 곁에 머물러

이름도 모르는 환약에 멀리 사라져버렸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거라고 늘 말해주었던 것이 


이제 스스로 내가 너무 오랫동안 격려받았으니 내가 스스로 잘해야지 

내가 스스로 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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