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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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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우울한 일기만 쓰고 있죠. 근무하는 날 이외에는 밖에 나가지 않아요. 

햇빛을 쏘지 않으면 더 우울해진다는데 난 나갈 힘도 이유도 없어요......

어렸을 땐 이유없이 나가는 걸 참 좋아했는데. 텔레토비도 보라돌이를 동경해서 빨간 가방을 들고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어요.

난 아직도 그 동네에 살고 있지요. 늘 가던 공원, 사고날 뻔 했었던. 가족들이 전화를 받고 허겁지겁 뛰어나와 날 데리고 돌아갔던 

교차로도. 가출해서 숨어있던 롤러스케이트장. 유년을 보냈던 놀이터. 아직까지도 1차 아파트 2차아파트 위치를 정확히 모르는 

아파트 단지. 일주일치 용돈으로 샀던 작은 금전운을 높여주는 부적을. 교회다니는 친구가 뺏어서 버렸던 하수구도 

건강했던 내가 걸었던 거리가 심부름 다녔던 시장은 그 때부터 계속 그대로 있고 이 동네에서 녹슨건 나 뿐인것 같아요.

터닝포인트

기분전환 

맛있는 걸 잔뜩 먹는것도 

충분히 해봤고 노력해봤지만 나는 계속 이런 상태입니다. 

오늘도 아침에 잠에 들어서 꿈 속에서도 울고 쫓기고 하다 눈을 뜨니 저녁이고 집청소나 간단한 간식을 먹으니 벌써 밤이에요.

어떤날은 눈 떠 있는 동안 달빛만 보는데요. 

노력해야한다고 내가 먼저 바뀌어야한다고 늘 듣지만 그게 안돼요. 못하겠어요.

도와주는 친구가 있었는데. 고마워서 더 힘들 수 없지..! 했지만 힘들어요 

가족에게 상담도 못하고 치료도 못 받고 고작 내가 하는게 개인공간에 글 쓰는거에요 일기랍시고 

너무 오래 이런상태에요. 중학생때부터 우울증이란 진단을 받고 치료를 중단하고 이 때까지 살았어요. 

중학생때 쓴 일기나 바로 몇달 전에 쓴 일기나 읽어보면 나아진게 없어요. 

인생의 반을 이 상태로 살았으니 앞으로 나아질 거란 기대도 사실 없어요. 

오히려 내가 우울에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도 해요. 

나는 이기적이고 사실 내 맘에 공간이 그리 넓지 못해요. 누굴 들여놓을 자리가 없어요. 

허무한 감정아니면 우울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무때나 눈물이 나고 의지도 기력도 없어요.


밑 빠진 독같아요 스스로가 그렇게 느낍니다. 

내 그림을 좋아한다고 잘 되셨으면 좋겠다고 말 해주시는 분들께 너무 죄송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좋다는 말이 듣고싶었어요. 그래서 열심히 그렸구요. 그러니까 좋다고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성공하셨으면 좋겠다는 덕담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근데 정말 죄송해요. 

그렇게 마음 써주시는데 저는 성공할 것 같지가 않아요. 

저는 이제 단순히 수업시간에 지각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어긋날 것 같아요. 비지니스나 약속이나 마감같은것들 

내가 나를 컨트롤 할 수 없어요. 

칭찬이라는 물을 부어주면 나는 밑으로 다 흘려버리는 깨진 항아리 입니다. 미안합니다 

너무힘들어서 좀 쉬어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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