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떄문에 정신없이 지나간 1년이었다...
이룬것도 잃은것도 없는 듯 플러스 마이너스가 0로 균형을 이룬것 같았지만
그래도 새삼 돌이켜보면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먼저 우울한 감상이나 과몰입은 좀 사라진것 같다..
잠도 잘 맞는 약을 찾아서 먹고 있고...
하지만 우울감이 사라졌다는 기쁨과 동시에
왠지 모르게 입체적이지 못한 감정의 폭이 창작활동에 영향을 준 것 같았다.
무엇을 봐도 그렇게 크게 기쁘거나 슬프지않고
내면에서 진심으로 공감하며 아파하는 습관이 사라지니
어떠한 현상을 바라볼때 그것을 소화해 작품으로 만들어내고 싶다는 욕망또한 없어졌다.
세상은 나에게서 좀 더 멀어져 남의 일로만 남게되었고
나 스스로에게도 멀어진 기분이다.
이건 처참하다. 처참하다고 쓰는 지금 이 순간조차 처참하다는 감정이 오래가지 않는다.
처참함을 그대로 느끼고 내뱉을 겨를 없이
물과 기름처럼 분리돼 흘러간다.
무미건조하다는 말은 이럴때 쓰는건가 싶다.
모든 상황이 그냥 흘러만가버려서
내 일조차 남의 일같고 위기감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멍청하게 웃어제끼면 아무것도 안남아서
내 나이를 세어보자니 너무 늙어버렸다...
아니 조급하게 늙었다고 생각하기엔 또 그렇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그렇다면 제대로 출발선에 서있기는 한걸까?
내가 세상에. 사회에 제대로 녹아들어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을까?
경제활동을 하고 미래를 대비하며 주변의 갑작스런 일에도 당황하지 않고 능히 대처하는
그런 사람이 되었나?
막말로 아주 친한 사람이 죽어 장례식에 가야한다 치면 나는 부조금마저도 누군가에게
손을 빌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자연인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언제쯤이면 깨끗하게 정리가 되려나...
아팠기 때문에 약으로 떼어낸 내 일부가 그나마 내게 남아있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인간적인 부분이었던게 아닐까?
공감하고 슬퍼하고 내 일처럼 우울해하지 않으면 위선으로밖에 그려낼 수 없다.
눈물을 흘린만큼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것인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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